핵심 한 줄: EU는 레티놀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제품군별 최대 농도와 경고문을 정했다. 숫자를 볼 때는 ‘순수 레티놀 퍼센트’가 아니라 레티놀·레티닐아세테이트·레티닐팔미테이트를 환산한 레티놀 등가량(RE) 기준임을 먼저 알아야 한다.
EU 집행위원회 규정 2024/996은 바디로션의 비타민 A 성분을 0.05% RE, 그 밖의 씻어내는 제품과 피부에 남겨두는 제품을 0.3% RE로 제한한다.[1] RE는 Retinol Equivalent의 약자로 서로 다른 비타민 A 유도체의 양을 레티놀 기준으로 환산한 값이다.

0.3% 제한은 왜 만들어졌나?
EU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는 화장품만 놓고 보면 바디로션 0.05% RE와 그 밖의 제품 0.3% RE를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했다.[2] 동시에 음식과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 A를 많이 섭취하는 일부 소비자에게 화장품 노출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을 위험관리 과제로 봤다.
따라서 제한의 핵심은 ‘레티놀은 독성이 있어 모두 피해야 한다’가 아니라 여러 경로의 총노출을 고려해 화장품 기여량을 관리하는 것이다. 얼굴 세럼 0.3%와 바디로션 0.05% 기준이 다른 이유도 바디로션이 더 넓은 면적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레티놀·레티닐아세테이트·레티닐팔미테이트는 같은가?
세 성분은 모두 비타민 A 계열이지만 분자 형태와 제품에서 쓰이는 농도가 다르다. 규정은 이들을 각각 따로 숫자로 나열하기보다 RE로 환산해 합산 관리한다.[1] 성분표에 레티놀만 보이지 않는다고 규정 대상이 아닌 것은 아니다.
완제품 효과는 농도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제형, 빛·산소 차단 포장, 안정화 기술, 사용량과 빈도, 피부 상태가 실제 반응을 바꾼다. 원료의 실험실 데이터와 완제품의 인체시험도 구분해야 한다.
2025년과 2027년 기한은 무엇이 다른가?
비타민 A 조건에 맞지 않는 제품은 2025년 11월 1일부터 새로 EU 시장에 출시할 수 없고,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도 2027년 5월 1일부터는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다.[1] 전환기간은 기존 재고를 즉시 폐기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2026년 현재 EU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전환기 중일 수 있다. 오래된 제품이 보인다고 곧바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제조·출시 시점과 해당 시장의 유통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 한국 내 판매 기준은 한국 규정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라벨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EU 규정은 해당 비타민 A 성분을 포함한 제품에 ‘비타민 A 함유. 사용 전 일일 섭취량을 고려하라’는 취지의 경고를 요구한다.[1] 이 문구는 먹는 제품이라는 뜻이 아니라 음식·보충제·화장품을 합친 총노출을 염두에 두라는 의미다.
화장품 전성분표에는 Retinol, Retinyl Acetate, Retinyl Palmitate가 표시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피부과학회는 일반의약외 화장품이 레티놀 퍼센트를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표준이 없다고 설명한다.[3] 숫자가 없으면 무조건 약하거나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자극을 줄이는 실제 사용 순서는?
처음에는 강도가 낮은 제품 하나만 골라 이틀에 한 번 또는 그보다 드물게 밤에 사용한다. 세안 뒤 피부를 말리고 소량을 바른 다음 보습제를 겹친다. 따가움·각질·붉음이 누적되면 횟수를 줄이거나 중단한다. 낮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3]
임신 중에는 처방 레티노이드와 일반 화장품 레티놀을 피하라는 피부과 권고가 있다.[4] 임신을 준비하거나 수유 중이면 제품을 계속 쓰기 전에 산부인과·피부과와 사용 계획을 확인한다.
자주 묻는 질문
0.3%보다 낮으면 효과가 없나?
그렇지 않다. 0.3%는 EU의 최대 허용 기준이지 효과가 시작되는 최소농도가 아니다. 낮은 농도도 제형과 사용기간에 따라 반응할 수 있고, 민감 피부에는 낮게 시작하는 편이 더 지속 가능하다.
레티닐팔미테이트는 규제 대상이 아닌가?
대상이다. 레티놀, 레티닐아세테이트, 레티닐팔미테이트를 RE로 환산해 제한한다.[1]
고함량 보충제를 먹는다면 화장품을 끊어야 하나?
개별 복용량과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임의로 처방이나 보충제를 중단하지 말고, 고용량 비타민 A를 복용 중이라면 의료진에게 화장품 사용도 함께 알린다.
DERME VERDICT
EU 레티놀 제한은 공포 신호가 아니라 총노출과 사용 면적을 반영한 관리 기준이다. 소비자는 최고 숫자를 찾기보다 성분 형태, 포장, 사용 빈도, 자극 여부와 자외선 차단을 함께 보고 자신에게 지속 가능한 제품을 고르면 된다.

